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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는 것이 쑥쓰럽지만 그동안 배운 것을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먼저 장궁(long bow)의 외형적인 구조는 직궁(直弓)이며 제조 방법에 다르면 합성궁입니다. 직궁이라는 구분은 활에 아무런 응력이 가해지지 않았을 경우, 그러니까 시위를 걸지 않았을 때 장궁이 거의 막대기처럼 곧은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궁의 구조는 크기가 5-6피트에 이르며 당시 사수들의 신장과 대등하거나 더 길었다고 하는데 유럽 기사들의 철갑을 여지없이 관통하는 파괴력의 본질은 바로 그 큰 몸체에 있다고 하겠지요. 장궁의 가장 중요한 궁체(弓體)는 주목으로 제조되는데 그 이유는 주목이 강한 면과 탄력을 고루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목을 켜서 부드러운 심재(心材)와 강한 변재(邊材)를 떠내는데...여기서 켠다는 것은 목재를 길이 방향으로 절단한다는 것입니다. 단면에 나이테가 둥굴게 보이는 것이 자르는 것이며 길게 나타는 것이 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지요(다 아는 이야기지만--;). 그러니까 활의 몸체를 구성하는 것은 하나의 목재이며 전혀 이음이나 맞춤이 필요하지 않은 일체형의 구조입니다. 한가지 첨언하면 잇는다는 것은 별개의 부재를 길이 방향으로 연결하는 것이며 맞춘다는 것은 각지게 연결하는 것입니다(목공소 이야깁니다^^;). 그래서 장궁이 단일궁이라는 분류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럼 장궁을 말 할 때 석궁(light cross bow)이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데 석궁은 대형의 노궁(cross bow)의 간략하고 휴대하기 쉬운 퍼스널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궁은 일단 장전이 사수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기계력을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며 발사 역시 방아쇠(?)를 통하는 것이라는 것이야 다 아시는 이야기일 테고...노궁은 구조 자체가 대형이고 무거워서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그럽니다. 실제 노궁과 장궁이 정면으로 격돌하는 100년 전쟁의 초입에서 장궁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는데 사정거리에서부터 확실히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더구나 전투지역까지 이동하는데 노궁의 사수들이 극심한 피로가 쌓여서 막상 실전에서는 제대로 싸우기가 어려웠다고 하니까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에 나오는 석궁의 위력은 버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석궁은 보다 후세의 아갸기고 당시는 노궁이라고 아는데...그런 버그가 발생하는 것은 전쟁 전문이 아닌 필자들이 깊은 이해없이 써나가는데서 발생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그런 주장들이 아주 쉽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겠지요. 같은 말이라도 지명도가 크고 나름대로 검증된...그러니까 유명작가의 주장이 잘 통하기 마련이니까요.
약간 이야기를 돌려서 장궁과 반대의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 각궁(角弓)을 살펴보자면 외형적으로는 만궁(灣弓)이며 제조 방법에 따르면 합성궁으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만궁이라는 것은 시위를 풀었을 때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감겨버리는데 말굽자석의 형태로 변합니다. 시위를 푼 각궁은 부린 활이라고 하는데 그때 각궁을 보면 도저히 우리가 생각하는 할의 형태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거기다가 궁체의 재료는 물소뿔과 뽕나무, 대나무 등등 여러가지의 서로 다른 재료로 이루어지닌 점이 장궁과는 완전히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복합궁과 합성궁의 다른 점은 복합궁의 경우에 같은 재료를 조합해서 만들어진다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그 유명한 칭기즈칸이나 아틸라의 군단이 사용했던 주무기는 바로 만궁이며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하는데...아무래도 활을 크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보이는 평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장궁과 각궁의 본질적인 차이가 나오는데 장궁은 전형적인 보병궁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게 큰 활을 말타고 다니면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그렇다면 기동력은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각궁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병은 물론 기병들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는데 그런 기병들과 맞닥뜨린 유럽 병사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는 없었겠지요. 어디서 갑옷도 제대로 걸치지 않은 놈들이 바람같이 달려나올 때는 진짜 허접하게 보였겠지요. 거기다가 장난감 같은 활을 들고 있는 꼴이라니...그런데 그 위력은 전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일제히 퍼붓는 각궁에 철갑이 여지없이 관통당하자 어안이 벙벙합니다. 급속히 대열이 무너지고 궁란에 빠지지요. 그러다가 이를 악물고 마주 싸우려고 나가면 기마궁사들은 슬쩍 훝퇴합니다. 그러면 용기백배해서 추격에 나서는데 이번에는 말위에서 몸을 틀더니 그대로 사격을 퍼붓는거죠.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공격에 추풍낙옆처럼 쓰러지는 유럽군단...어디 그것 뿐이겠습니까? 우세한 기동력을 이용해서 사방에서 화살을 퍼붓고 사라 |
